30대 구매력 상승세 ‘주목’
합리적 소비 겨냥한 가성비 전략
40대 넘보는 전기차 수요
30대 구매력 상승세 ‘주목’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30대 소비자들이 새로운 구매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약 164만 대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 연령대가 구매를 줄이는 와중에도 30대의 감소 폭은 가장 적어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1~11월 기준 전체 자가용 판매는 9.3% 감소했지만 30대는 4.4% 감소에 그쳤다. 반면, 기존 주력 소비층인 40대와 50대는 각각 8.5%와 12.7%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뤄온 결혼과 출산 등 사회 활동 증가와 함께, 차량 구매 적기로 여겨진 올해 할인 공세가 30대의 선택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한다.
합리적 소비 겨냥한 가성비 전략
업계는 올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30대의 실리적 성향에 주목했다. 테슬라와 같은 수입차 브랜드는 가격을 크게 할인한 전기차 모델을 내놓으며 30대의 관심을 끌었다. 테슬라의 ‘모델 Y’와 ‘모델 3’는 가격을 수백만 원 낮춘 덕에 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입 전기차로 자리 잡았다.
테슬라는 성능을 일부 조정하는 대신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면서 실용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선택을 원하는 30대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했다. 이에 더해 국산차 업체들도 전략을 달리하며 30대를 타깃으로 한 신차를 속속 내놓고 있다. 현대차의 코나와 쏘나타, 기아의 K5는 사양을 간소화하고 가격을 낮춘 ‘가성비 트림’을 추가해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40대 넘보는 전기차 수요
30대의 상승세는 전기차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올해 1~10월 수입 전기차 구매에서 30대는 1만 1,691대를 구매하며 40대와 불과 13대 차이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1,500대 차이로 40대에게 뒤처졌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
테슬라의 경우 30대 비중이 41.6%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이는 변화에 민감하고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30대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40대와 50대가 여전히 중요한 구매층이지만, 30대의 부상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기회”라며 “맞춤형 마케팅과 가성비 전략으로 30대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른 30대의 등장은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맞춘 실용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신차 출시가 향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